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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1회차 · 天地玄黃 —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

    천자문의 맨 첫 네 글자입니다. 소리 내어 세 번 읽어보세요.

    天 地 玄 黃

    천  ·  지  ·  현  ·  황

    하늘은 검고, 땅은 누렇다.

    한 글자씩 소리와 뜻

    • (천) 하늘
    • (지) 땅
    • (현) 검다
    • (황) 누렇다

    천자문은 이 한 줄로 시작합니다. 세상에서 가장 큰 두 가지, 하늘과 땅을 먼저 말하는 것입니다.


    하늘은 파란데 왜 검다고 했을까

    낮에 올려다본 하늘은 파랗습니다. 그런데 천자문은 하늘이 검다고 합니다. 틀린 말일까요?

    옛사람이 말한 하늘은 해가 뜨기 전, 그리고 해가 진 뒤의 하늘이었습니다. 밤하늘은 파랗지 않습니다.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검고 깊습니다. 玄은 바로 그 끝을 알 수 없는 아득한 빛깔입니다.

    땅은 반대입니다. 발밑의 흙은 손으로 만질 수 있고, 색깔도 분명한 누런색입니다.

    그러니까 이 네 글자는 색깔을 알려주려는 말이 아닙니다. 알 수 없이 아득한 하늘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땅, 이 둘이 세상의 두 축이라는 말입니다.

    이 문장은 『주역』에 나오는 天玄而地黃(천현이지황)에서 왔습니다. 천자문을 쓴 사람이 지어낸 말이 아니라, 훨씬 오래된 책에서 가져온 첫 문장입니다.


    글자를 쪼개 보겠습니다

    天 · (천) 하늘

    大(대) 큰 사람 + 一(일) 선 하나

    大(대)는 팔다리를 활짝 벌린 큰 사람입니다. 그 머리 위에 선 하나(一)를 그었습니다. 사람 머리 위에 있는 것, 그게 하늘입니다.

    처음에는 ‘꼭대기’라는 뜻이었다가 나중에 ‘하늘’이 되었습니다.

    地 · (지) 땅

    土(토) 흙 + 也(야) 그릇

    [창작] 也(야)는 원래 물을 따르는 그릇을 본뜬 글자입니다. 그 그릇에 土(토) 흙을 가득 담았습니다. 흙을 담은 커다란 그릇, 그것이 입니다.

    玄 · (현) 검다

    幺(요) 실타래 + 亠(두) 벼루 뚜껑

    [창작] 幺(요)는 실을 돌돌 감아놓은 실타래입니다. 그 위에 얹힌 亠(두)는 벼루 뚜껑이라고 보세요.

    벼루에 먹을 진하게 갈아둡니다. 그 먹물에 실타래를 푹 담그고 뚜껑을 덮습니다. 한참 두었다가 열어보면 하얗던 실이 먹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.

    먹빛은 그냥 까맣지 않습니다. 들여다보면 푸른 기가 돌고, 얼마나 깊은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. 뚜껑에 덮여 볕을 못 본 채 배어든 색이라 더 그렇습니다. 속을 알 수 없이 어둡고 깊은 빛, 그것이 玄입니다.

    黃 · (황) 누렇다

    田(전) 밭 + 廿(입) 여럿 + 八(팔) 갈라짐

    [창작] 廿(입)은 十(십)을 둘 붙인 글자로 스물입니다. 여기서는 ‘아주 여럿’으로 보세요. 八(팔)은 원래 숫자가 아니라 양쪽으로 갈라지는 모양을 뜻하던 글자입니다.

    비가 한 방울도 오지 않는 가뭄입니다. 田(전) 밭바닥이 여러 갈래로 쩍쩍 갈라졌습니다. 물기가 다 빠져나가 메마른 그 흙빛, 그것이 누런색입니다.


    오늘의 확인

    1. 天에서 사람을 나타내는 부분은 어느 쪽인가요?
    2. 地를 이루는 두 글자는 무엇과 무엇인가요?
    3. 玄 안에 들어 있는 실타래 모양 글자는 무엇인가요?
    4. 天地玄黃을 우리말 한 문장으로 말해보세요.
    답 보기
    1. 아래쪽 大(대)입니다. 위의 一(일)은 머리 위 하늘을 가리킵니다.
    2. 土(토) 흙과 也(야) 그릇입니다.
    3. 幺(요)입니다.
    4.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.

    다음 회차는 宇宙洪荒(우주홍황)입니다. 하늘과 땅 다음에 나오는 말은 ‘집’입니다. 우주가 왜 집일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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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천자문, 이렇게 시작하면 안 지칩니다

    천자문에는 한자가 천 개 들어 있습니다. 그 말을 듣고 나면 시작하기도 전에 겁이 납니다. 천 개를 어떻게 다 외우죠?

    그런데 천자문을 외우다 지치는 진짜 이유는 개수가 아닙니다. 외우는 방법이 잘못돼서입니다.

    이렇게 하면 반드시 지칩니다

    공책에 한 글자를 백 번 쓰는 방법입니다. 쓸 때는 외운 것 같지만, 다음 날이면 사라집니다. 왜냐하면 글자가 뜻 없는 선 덩어리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.

    사람의 기억은 뜻 없는 것을 오래 붙잡지 못합니다. 전화번호는 잘 잊어버려도, 어제 본 이야기는 오래 기억나는 것과 같습니다.

    글자를 쪼개면 이야기가 나옵니다

    한자는 대부분 더 작은 글자가 모여 만들어졌습니다. 그 조각을 찾으면 뜻이 이야기가 됩니다.

    (휴) 쉬다
    亻(인) 사람 + 木(목) 나무
   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쉽니다.

    (남) 사내
    田(전) 밭 + 力(력) 힘
    밭에서 힘을 쓰는 사람이 사내입니다.

    (명) 밝다
    日(일) 해 + 月(월) 달
    낮에 가장 밝은 해와 밤에 가장 밝은 달이 모였으니 밝습니다.

    한 번 이야기로 만들어 두면 백 번 쓰지 않아도 됩니다. 혹시 잊어버려도 조각을 보고 다시 떠올릴 수 있습니다.

    하루에 네 글자면 충분합니다

    천자문은 네 글자가 한 덩어리로 되어 있습니다. 네 글자가 모여 한 문장이 되기 때문에, 네 글자를 넘겨서 외우면 오히려 뜻이 흐려집니다.

    그래서 이곳의 천자문은 네 글자를 한 회차로 나눕니다. 전부 250회차입니다. 하루 한 회차면 5분이면 끝납니다.

    천 개를 외운다고 생각하지 마세요. 오늘 네 글자만 생각하면 됩니다.

    한 회차는 이렇게 생겼습니다

    1. 각 글자의 소리와 뜻 확인하기 — 눈으로만 보지 말고 소리 내어 읽으세요. 소리가 기억을 훨씬 오래 잡아줍니다.
    2. 네 글자를 합쳐서 무슨 뜻인지 보기 — 문장을 먼저 알면 글자가 훨씬 쉽게 붙습니다.
    3. 어디서 나온 말인지 알아보기 —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알면 잊히지 않습니다.
    4. 글자를 하나씩 쪼개서 이야기로 외우기 — 오늘의 핵심입니다.
    5. 글자 맞추기 퍼즐로 확인하기 — 다 맞히지 못해도 괜찮습니다. 틀린 글자를 알아내는 게 목적입니다.

    한 가지 알아두실 것

    글자를 쪼갠 이야기는 외우기 쉬운 쪽을 골라 만든 것이라, 실제 유래가 아닌 창작도 있습니다.

    창작인 경우에는 창작이라고 표시해두었습니다. 그러니 안심하고 먼저 이야기로 외우세요.


    준비됐으면 첫 네 글자부터 시작하세요.